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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용수 처리 시스템(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의 약자로 일본 후쿠시마 제1원 전의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가동하는 장치입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의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고 냉각수와 인근 지하수까지 오염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TEPCO)은 오염수에 녹아 있는 각종 방사성 물질(핵종)을 제거하기 위해 도시바와 히타치를 통해 ALPS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 함유 오염수를 정화,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을 규제 기준을 만족할 때까지 정화 처리하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ALPS를 거치면 오염수 내 62종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렇게 처리한 물을 ‘처리수’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처리수’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오염수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와 오염수에 대한 인접국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ALPS 도입과 운영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원자로 시설에 빗물과 지하수 등이 유입되며 하루 평균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도시바에서 만든 ALPS 설비가 2013년 3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허가를 받아 설치가 이뤄졌으며, 그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설치된 설비에서 여러 오작동에 따른 긴급정지와 처리수 누출 사고 등의 문제가 이어지면서 2014년 10월 히타치의 장비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ALPS는 ▷측정·확인용 설비 ▷희석 설비 ▷취수・방수 설비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상 시에는 긴급 차단 밸브를 닫아 방출을 정지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 장치는 하루 250t의 오염수를 정화하는데, 코발트60·세슘137 등 방사성 물질 62종을 국제 기준 이하로 제거합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의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는데, 2021년 3월 기준으로 오염수 저장용량(총 137만 톤)의 92%인 125만 톤을 넘어선 바 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오염수의 해양 방류 논의를 시작했고, 2021년 4월 13일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을 공식 결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ALPS 처리 후에도 남아 있는 트리튬(삼중수소)은 400∼500배의 물로 희석, 농도를 법정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해양에 방류한다는 방침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원전에서 바다까지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로 방류되는데, 도쿄전력은 2023년 4월 25일 약 1030m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을 마친 바 있습니다.
삼중수소 논란
삼중수소의 경우 ALPS로는 제거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이를 희석해 방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중수소는 몸속에 들어갈 경우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삼중수소가 몸속 유기화합물들과 결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이렇게 축적된 삼중수소는 유전자 변형·세포 사멸·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방출된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이외에도 스트론튬(Sr)90·세슘(Cs)137·요오드(I)129 등의 핵종들이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