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1.
 나는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견해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 편에 서서 싸우겠다.
 (I may disagree with what you have to say, but I sha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의 말이다. (사실 볼테르 자신이 이 경구를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지만... 건더기, 볼테르 좀 그만 팔아먹읍시다... 참조)

시대 2.
 "처음에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습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고,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잡으러 왔습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유태인을 잡으러 왔습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때, 그 때는 나를 위해 저항해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나치 독일에 의해 강제수용소에 수용되었던 독일 루터교 목사 니묄러의 말이라고 한다.

시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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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6월 현재, 서울.(오마이뉴스, 08년 6월 1일자)
 6월 1일 새벽, 경찰은 효자동길, 삼청동길 어귀에서 밤새 물대포에 젖은 시민들에게 방패와 몽둥이를 휘둘렀다. 우리가 20년간 피땀흘리며 조금씩 어렵게 쌓아온 절차적 민주주의가 불과 3개월만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자정을 기해 효자동길을 떠났던 나는 다음날 아침 밤새 일어난 일을 접하고 내가 80년대로 도로 날아온 것은 아닌지 내 눈과 귀를 의심해야 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두렵게 만들었나. 자발적으로 모여든 맨손의 시민들이 외치는 외침이었을까, 아니면 주일 아침 장로님이 교회를 향해 지나가실 길에 행여나 그들을 보았을 때 떨어질 질책이었을까. 시민들은, 그리고 아이들은 화염병을 들지도, 쇠파이프를 휘두르지도, 돌을 던지지도 않았다. 밤새 물대포를 맞고 추위에 떨며 맨주먹으로 구호를 외쳤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경찰의 욕설과 방패와 몽둥이와 군화발이었다. 그렇게 머리가 깨지고 고막이 터지면서, 시민과 아이들은 경찰의 짐승몰이에 쫓기기만 할 뿐이었다. 할 수 있었던 건 "비폭력"을 외치고 "때리지 마세요"라고 절규하는 것 뿐.

 대학 초년병 시절, 지하철파업과 연대사태와 노동법 개악 반대투쟁 등을 거리에서 겪으면서 나름 큰 집회와 시위들을 보아왔지만, 이처럼 조직도 체계도 없는 시위는 본 적이 없다. 그런 것이 있었다면 그렇게 속수무책 당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있었겠는가. 아직도 배후세력 운운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이틀간 내가 거리에서 보았던 "배후세력이 조종하는 불법시위"의 진실이다. 사진 속 피흘리는 아이의 두려움 하나 없이 맑은 눈망울이야말로, 진정한 승자와 패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이러한 상황을 진실로서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현 정권의 이런 폭압 - 그것이 의료보험 민영화든 비정규직법 개악이든 공기업 사유화이든 - 은 언젠가 내 머리 위에도 떨어질 수 있고 또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안다면, 더 이상 편안히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 협상결과에 대한 찬반과 정권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주권재민의 원칙이 마저 압살당하기 전에 거리로 나와주길 간절히 바란다. 의자에 앉은 채 모니터 너머 벌어지는 유혈의 현장을 지켜보며 분개하는 것만으로는 더이상 얄팍한 자존이 만족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만이, 지금 이 순간도 거리에서 정권의 군홧발에 피흘리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비록 아이들과 시민들이 외치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이 누구에게도 맞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말할 수 있도록, 함께 싸워주십시오.

Posted by 조반유리(造反有理)